창업에 있어 팀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하는 창업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나 스스로 창업동기에 대해서 솔직해져야 한다(참고9). 그리고 이러한 동기가 충분히 맞다고 생각되는 팀원들과 나아가야 한다(참고1).
직접 창업을 하지 않아도 열심히 살면서 본인의 가치를 사회에서 인정받은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매력적인 프로젝트 참여제안 및 취업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재미있는 제안들 몇몇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로부터 같이 라면가게를 함께 운영해 보자는 제안을 받아본 적이 있다. 또 군대에서 갓 전역한 대학교 동기들이 모여 학원 도메인에서 최적화 문제를 풀어 보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었다. 다 재미있어 보인다. 젊은 나이에 뜬금없이 도전하는 라면 가게, 말만 들어도 설레고, 동기들과 창업을 해보는 경험도 정말 즐거울 것 같다. 하지만 라면가게를 제안해준 친구의 경우 꿈과 방향성이 있는 친구임에도 라면가게 운영이라는 액션이 내 인생이 나아가고자 방향과는 다르다는 문제가 있었다. 학원 최적화 문제를 풀자는 동기들은, 이 친구들이 무슨 꿈을 꾸고 있고, 새로운 시도에 얼마나 진심인지도 알 수 없었다.
반대로, 내가 사람들을 구하는 입장이 되어 보자. 예비 팀원들이 안심할 수 있고, 현재 팀원들이 똘똘 뭉칠 수 있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의 꿈, 나의 가치, 나의 창업 동기를 팀원들과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가령 레브잇의 재윤이형은 전 세계의 질병을 모두 없애겠다는 아주 확고한 꿈을 가지고 있다(참고3,참고4). 다른 사람들도 각자만의 욕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모든 구성원은 서로의 욕심을 명확히 공유하고(참고11), 모두의 욕심의 구심점을 소구하기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큰 꿈을 가진 사람들을 구한다(참고2).
내가 했던 프로젝트의 실패들을 돌이켜 보면, 가장 큰 원인은 팀의 얼라인 미스매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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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큰 돈을 벌어보고자 하는데, 팀원들이 그냥 적당히 개발 공부를 하려는 목적으로 임한다거나(참고4), - 처음에는 대학교에서 진행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이를 명확히 하지 않아 좋은 성과를 만들지도, 임팩트를 만들지도, 학습에 도움이 되지도 않은 채 어정쩡히 마무리됐다. 머리가 깨진 이후, ‘플랭크현동’ 프로젝트나 ’알아서 잠금해제‘ 프로젝트같은 경우에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효익점을 명확히 정하는 일에 꽤나 많은 시간을 투자한 뒤 달렸다. 그 덕분인지, 꽤 큰 무대에서 발표를 하고, 장관상을 따내고, 특허도 출원한 다음 깔끔하게 웃으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후 빠른 포기를 통해 매몰을 막은 경우도 있었다. 다른 팀원과 진행하려고 했던 ‘의대생 받아쓰기’프로젝트에서는 개발 공부를 하려는 목적과 빠르게 부트스트래핑을 해 보려는 나의 목적이 맞지 않아 합류를 포기했고, 실제로 그 프로젝트는 적당히 흐지부지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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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피드백 루프를 돌면서 피벗을 반복해야 하는데, 1%의 노출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분석이 필요하다는 그럴싸한 이유를 대며 커리어적 성장을 기대한다거나(참고5), - 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창업 대회 TF ‘클래스테일러’에서도 한 팀원은 ‘내용에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적 얼라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 팀원은 종종 방향성 회의에서 기술적 스코프를 줄이는 것을 달갑지 않아 하는 눈치였다. 이후 프로젝트가 발전되어 나간다고 하더라도, 적당한 이유를 대면서 기술을 연구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남의 일만은 아니다. 나도 이런 실수를 저지르곤 했는데, 가령 ‘헬로콕’ 팀에서는 내가 관심있는 것을 했을 때 지속가능하다는 핑계로 프로젝트의 로드맵에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 이라는 황당한 내용을 끼워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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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추구하는 창업 팀에 가치는 없고 돈만 모으면 장땡인 사람이 합류하는 상황 - 대학교의 첫 창업 시도였던 스르릉 팀이 그러했다. 대표자는 비전과 가치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개인의 부와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후에 진행했던 휘경동 공간 대여 프로젝트 ‘덴네’도 마찬가지다. 나의 초점은 ‘예쁘게 꾸민 공간으로 작은 현금 흐름이라도 만들어보자’에 있었지만, 다른 세 팀원들은 귀신같이 생각이 달랐다. 한명은 ‘푼돈은 필요 없다’, 다른 둘은 ‘공간으로 가치를 만드는 일이 중요할 뿐, 돈이 되면 플러스 알파일 뿐’의 온도였다. 푼돈은 필요 없다고 여기는 팀원은 프로젝트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나머지 둘은 수익화에 소극적이어서, 의사결정 속도가 매우 느리고 포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 을 상상해 보라.
다른 목표를 가진 사람의 태도가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의사결정에 방해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빈곤한 프로젝트 초기에는 돈이라는 수단으로 사람들을 묶어 두기도 어렵다. 그래서 처음에는 더더욱 보상 없이 앞을 보고 달려나가기 위해서는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처음에 이해관계가 맞는 것 같아도, 꾸준히 이해관계 얼라인 상태를 재점검(참고5:특정 일에 착수한 뒤 의사결정을 번복하기 어려운 경우는 많이 없었다)하고, 맞지 않으면 과감히 결단하라 - 스르릉 팀에서는 나와 다른 타이밍에 가치에 공감하고 열정을 끌어올린 동료가 있었다. 그때쯤 나는 반쯤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나는 그 친구가 뒤늦게 불이 붙은지도 몰랐고, 스르릉 팀의 상황을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결국 마지막에 서로의 마음 속에 쌓여 있던 아쉬움들이 크게 터져 버렸고, 특히 뒤늦게 불타오른 친구와는 감정적인 골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디어팀에서도 그랬다. 표면적으로는 디어 경영진과 데일리 스크럼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깊은 대화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자율주행팀에 대한 우선순위가 매우 내려가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했고, 자율주행팀 개인 입장에서는 시간과 꿈을 날린 셈이 되었다.
다들 <최후의 만찬>이라는 작품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예술적으로 도시를 고양시키고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려는 루도비코의 욕심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고의 작품을 남기려는 욕심의 결합물이다(참고10). 작품을 만드는 동안 루도비코가 재정적으로 흔들렸거나, 다빈치가 다른 작품에 한눈을 팔았다면 작품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 win-win할 수 있는, 얼라인될 수 있는 꿈을 가진 사람들, 비슷한 수준의 꿈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라(참고6:지원의 경험).
from
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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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고의 팀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를 다룬다.
supplementary
opposite
1.
None
to
3.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