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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_1.2____1.1_1. title: 호기심은 생존에 도움이 되었다. 돈과 같은 1차적인 생존 하방을 갖추고, 평생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가 있는 삶은 행복한 삶이다. 과학윤리의 중요성도 이해하지만, 옳고 그름을 고민하기보다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연구하며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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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에서는 호기심을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의 존재가 성적 욕구와 마찬가지로 유전자의 생존에 기여했다고 본다(ref1). 인간의 강력한 호기심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소구 보상으로 도파민을 제공함으로써 인류 번영에 기여했지만, 호기심은 종종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충돌하기도 한다. 호기심의 일종인 ‘성적 호기심’과 관련하여 동아사이언스 기사에 언급된 재미있는(한편으로는 비극적인) 에피소드를 인용하고 싶다.
숙소로 돌아와 몸을 씻고 있던 여성 장교를 훔쳐본 사병이 붙잡힌다. 사병의 얼굴을 보니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소년병이다. “영창에 처넣겠다”며 날뛰던 장교가 왜 그랬냐고 묻는다. 소년은 “여자의 몸이 너무 궁금했다”며 눈물을 흘린다. 안됐다 생각한 장교가 “자 실컷 봐라”라고 하려던 순간 소년은 “한 번만 용서해 달라”며 오열한다. 소년을 보낸 뒤 마음이 무거웠던 장교는 며칠 뒤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소년병이 전사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작품은 되먹지 못한 어른들 싸움에 엮여 성(性)을 알았지만 향유해보지도 못하고 죽은 소년병의 이야기다(ref2).
소년의 호기심은 순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 성적 호기심이 순수한 호기심일지라도, 성적 호기심은 사회문화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발현되거나 오해를 사기 쉬운 편이다. 이러한 호기심 추구는 행위자의 의도에 상관없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갈리기 때문에 순수하게 인정받기 어렵다.
성적 호기심이 극단적인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술적 호기심도 예외가 아니다. 프라츠 하버의 화학비료나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핵 기술은 수많은 사람들을 풍족하게 만든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이는 과학자의 윤리에 관련된 논의에서 항상 회자된다.
호기심 추구의 사회적 용인 여부는 시간에도 영향을 받는다. 오늘날 당당히 인정받는다고 해서 미래에도 인정받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가령 우생학은 제국주의와 함께 널리 사회적으로 용인되었으며, 대한민국에서도 1900년대 초반까지 공공연히 퍼져 있던 이데올로기이지만, 오늘날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회적으로 금기시된다(우리는 유전병 환자가 자식을 낳는 것이 사회적 죄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란만장한 인류의 이데올로기 변천사를 뒤로하고 다시 나의 행복 관점에서 돌이켜 보면, 내가 ‘학술적 호기심’이라는 이유로 했던 행동이 사회문화적으로 배척받는다면, 이는 다시 진화심리학적으로 나 스스로의 행복을 깎아 먹는 일이다. 앞서 돌이켜 보았듯 이런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어떠한 학문이나 호기심도 존재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만큼은 어떤 사회 집단이 정하는 사회문화적 가치의 논란의 한가운데에서 싸우는 일에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과학윤리의 중요성도 이해하지만, 옳고 그름을 고민하기보다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연구하며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삶을 살고 싶다.
parse me : 언젠가 이 글에 쓰이면 좋을 것 같은 재료을 보관해 두는 영역입니다.
1.
None
from : 과거의 어떤 원자적 생각이 이 생각을 만들었는지 연결하고 설명합니다.
1.
학술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일은 한편으로 본능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일이다.
2.
과정과 행위 자체를 목적으로 삼을 만하다는 점에서 돈보다 장기적으로 추구할만한 가치이다.
3.
학술적 호기심을 추구하는 일은(특히 사회적 논란 없이 용인되는 호기심 추구일수록) 돈이 안 될 가능성이 꽤나 높다.
4.
따라서 이 메모의 욕구만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위험하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분명히 하방을 고려해야 한다.
5.
나는 사회문화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고싶지 않다.
supplementary : 어떤 새로운 생각이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을 뒷받침하는지 연결합니다.
1.
None
opposite : 어떤 새로운 생각이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과 대조되는지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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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이 어떤 생각으로 발전되거나 이어지는지를 작성하는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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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 생각에 참고한 자료입니다.
2.
시대 배경은 1940년대 초 제국주의 일본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다. 화자인 장교는 젊은 여성으로 하루는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몸을 씻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해 유심히 주위를 살피다 벽의 틈새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발견한다. 천을 두르고 잽싸게 나가 허겁지겁 도망치는 사람을 잡았다. 얼굴을 보니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소년병이다. 감히 장교가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본 사병에게 “영창에 처넣겠다”며 길길이 날뛰던 화자가 왜 그랬냐고 묻자 소년은 “여자의 몸이 너무 궁금했다”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문득 소년의 얼굴에서 고향에 있는 막내 동생이 떠올랐고 순간 안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 실컷 봐라”며 천을 젖히려는 순간 소년은 “한 번만 용서해 달라”며 오열한다. 이렇게 소년을 보낸 뒤 마음이 무거웠던 화자는 며칠 뒤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그 소년병이 전사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모르는 척 하는 건데...’ 작품은 되먹지 못한 어른들 싸움에 엮여 성(性)을 알았지만 향유해보지도 못하고 죽은 소년병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